삶이 있는 이야기

겨울을 준비하는 작은 외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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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거주B팀_이민용 (211.♡.37.12) 작성일25-12-05 00:25 댓글1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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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짝 차가운 공기가 옷깃을 스치는 오후.

이용인과 함께 겨울을 맞을 준비를 해보기 위해 작은 외출을 계획했다.

올해 겨울은 조금 더 따뜻하게 보낼 수 있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장애인콜택시를 타고 향한 곳은 홈플러스.

자동문이 열리며 따뜻한 바람이 스쳐 지나갈 때, 이용인은 익숙한 듯, 또 새삼스러운 듯 주변을 천천히 둘러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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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장 안을 걷는 동안 우리는 여러 옷을 구경했다.

이용인은 눈으로 천천히 모양을 살피고, 손끝으로 옷감을 가만히 느껴보았다.

직접 입어보는 대신 눈과 손으로 옷을 만나는방식은 어쩐지 더 섬세한 선택처럼 보였다.

그러다 한 점퍼 앞에서 이용인의 손길이 오래 머물렀다.

잠시 바라보다가 조심스럽게 손끝으로 다시 한 번 천을 쓸어보는 모습.

그 순간, “이 옷이 좋구나" 하는 느낌이 자연스럽게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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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의 도움으로 점퍼를 몸 앞으로 대보자

이용인은 말없이 나를 한번 바라보고, 다시 거울 쪽을 향해 고개를 살짝 돌렸다.

큰 표현은 아니었지만 그 작은 동작 속에 스스로 고른 선택에 대한 만족이 스며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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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제를 마치고 매장을 나오면서, 이용인은 오늘의 선택이 마음에 들었는지 짧은 한마디로 조용한 만족을 전했다.

그 말은 오래 길게 이어지는 문장보다 더 따뜻하게 마음에 남았다.

겨울을 준비하는 일은 때로는 내일을 조금 더 편안하게 만드는 과정이기도 하다.

그리고 누군가의 선택을 존중하는 시간은 그 자체로 따뜻한 온기를 품고 있다.

이번에 고른 겨울옷이 이용인의 몸만이 아니라 마음까지 포근히 감싸주는 시간이 되기를 바라본다.

 

 

 

 

 

 

댓글목록

김용경님의 댓글

김용경 아이피 211.♡.37.12 작성일

눈과 손으로 옷을 만나는 방식’이라는 표현이 참 와닿습니다. 누군가의 선택을 존중하는 시간 자체가 가장 큰 온기라는 것을 다시금 깨닫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