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이 있는 이야기

고향같은 곳 (유0우 글, 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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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거주B팀_최성희 작성일21-10-31 19:00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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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에 온 기분이다.

   

사람이 고된 객지 생활에서 떠나 되돌아가고 싶은 곳이 있다면 '고향' 일 것이다. 아름다운 자연과 부모가 계시고 이웃이 있는 곳, 다정하고 마음 따뜻한 고향이 그리워서 그럴 것이다. 고향은 편안함과 즐거움을 주는 안식처이기 때문이다.

 

마치 정다운 고향에 온 것처럼 나는 돌아왔다.

 

오랜 병원생활을 끝내고 퇴원해 내가 살던 곳에 다시 오게 된 것이다.

서로 의지하던 동료가 있고, 친절한 직원이 있다.

모두가 생각나고 보고 싶던 얼굴들이다.

성촌의집 2층 숙소에 들어서자 동료, 직원들이 반갑게 맞아 주었고,

다시 돌아온 나도 그들과 같은 마음으로 반겼다.

1년 만에 들어선 숙소 환경은 조금 달라져 있었다. 오랜만에 만난 동료들의 말투와 행동은 여전히 한결 같았고, 얼굴은 세월의 흐름에 나이든 모습과 예전과 다름없이 밝은 모습 그대로인 얼굴도 있었다. 나도 예전보다 많이 말랐다는 말과 살이 빠져 오히려 젊어졌다는 말을 들었다.

 

다음날, 우린 지난 일들을 이야기하며, 고향에 왔다고 가족이 둘러앉아 기쁨을 나누듯 우리도 그랬다. 21살 나이에 가족 곁을 떠나 시설에 머문 날 부터 성촌의집에서 40여년을 보냈다. 그야말로 정이 흠뻑 든 집이나 다름없는 곳이다.

 

고향이던 집이 그리울 때면 가끔 찾아가서 부모를 뵙고 동생도 보고 돌아오곤 했었다. 그러나 어느 순간부터 시설생활에 익숙해지고, 재활원을 벗어날 수 없었다. 보고 싶은 가족이 있었으나 시설에서 지내는 게 더 편하고 좋아서 그랬다. 넓은 환경에 적응되어, 어쩌다 한 번 집에 가면 답답해 그 날로 시설에 돌아오기도 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집에 가는 것을 꺼려했다. 대신 어머니가 시설에 가끔 다녀가시곤 했다.

 

그때를 생각하며 집보다 시설이 더 좋은 이유를 묻는다면

첫째 같은 처지의 동료와 친한 친구들이 있다는 것,

둘째 사람을 많이 만날 수 있다는 것,

셋째 활동 할 수 있는 공간이 넓고, 화실이 있다는 것이 이유였다.

 

나는 사람을 좋아했다. 재활원에 오기 전 집에서 지낼 때, 식구들이 다 일보러 나가고 나면 늘 혼자 지내야 했다. 그래서 사람이 그립고 좋은 이유가 됐을 것이다. 시설에 입소하고 나면서 점차 사람을 대하고, 사람을 만나고, 사람이 모이는 곳이라면 좋아했다.

 

오랜 기간 병원에서 지냈던 나는 병원 보다는 성촌의집이 정말 좋다고 생각 한다.

한 식구와 같이 살아온 동료들과 상호작용을 하면서 의지하고 생활해온 곳,

마음을 알아주고 격려로 힘을 북돋아 주는 직원이 있는 곳,

또한 정성이 담긴 음식을 함께 먹고 살아가는 곳,

감사한 안식처로, 미소로 반겨주는 반가운 고향 같은 곳에 돌아오니

마음이 편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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